“메달? 순위? 그게 중요한가? 올림픽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선수들의 도전을 다룬다.”
뉴욕타임스 스포츠 담당기자 겸 에디터 빅터 메이서는 “뉴욕타임스는 각 국가의 메달 숫자보다 선수들의 이야기를 취재한다. 그래서 다른 여러 나라의 선수들과 스토리를 모두 살펴본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타임스는 메달 갯수를 따지는 관점에서 올림픽을 본 적이 없다. 따라서 프랑스 또는 이탈리아가 이번 올림픽에서 부진했다는 식으로 기사를 절대로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올림픽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는 또 “농구팀이나 수영팀의 성적처럼 팀 단위로 분석하는 경우는 있어도 그걸 국가로 확대시키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메이서는 “설령,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1위를 한다 해도 미국에선 누구도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고 말하진 않을 것이다. 그게 우리가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올림픽 기간 내내 한국 언론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금메달 몇 개를 따서 순위가 몇 위고, 금메달 딸 것으로 기대됐던 선수가 중도에 탈락하면 목표순위에 먹구름이 꼈다고 호들갑이다. 특히, 은메달을 따고도 금메달을 따지 못 땄다고 선수는 펑펑 울면서 “국민 여러분에게 금메달을 안겨 드리려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는 대국민 사과론(?)까지 나온다.

선수의 순수한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지만 은메달도 너무 잘했다. 아마도 대국민 사과론의 배경에는 순위 경쟁에 치열한 우리들의 올림픽의 관전방법이 공범(共犯)이 아닐까 한다. 이런 올림픽의 순위경쟁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의 대학입시와 판박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전공은 어디로 내팽겨 쳐지고 SKY대만 외쳐댄다. 대학은 살아가는 과정중의 한 대목이다. 배우고 싶은 공부를 하고, 그 공부를 기반으로 삶을 영위하며 사회속의 자신의 존재확인과 공동체 안에서의 저마다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모두가 금메달인 것이다.

메달순위 경쟁, 'SKY대' 외쳐대는 것과 판박이

뉴욕타임스 빅터 메이서의 취재수첩에는 “푸에르토리코 금메달”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빅터 메이서는 이번 올림픽에서 푸에르토리코가 사상 첫 금메달을 딴 것이 미국의 금메달 하나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를 18번째 올림픽 출전에 시상대에서 국가를 울려퍼지게 한 선수는 여자 테니스 단식의 모니카 푸이그이다. 그에 대해 빼곡이 적여 있었다.

“한국은 8위를 했는데도 부진했다고 하는데 5위면 어떻고, 8위면 어떻습니까? 선수들이 최선을 다 했고,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의지를 새기면 된 것”이라고 빅터 메이서가 우리들에게 반문을 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