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Line 김재원 기자] 청소년들의 꿈과 진로에 대해 오랜 시간 힘써오고 있는 인물이 있다. 순천향대학교 청소년교육상담학과 송병국 교수(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80년대부터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진로 문제에 대해 연구해 왔던 국내 1호 진로전담연구원으로, ‘진로‧직업’ 교과의 교육과정을 처음으로 개발한 인물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아산시 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 관장을 지내며 ‘100인 진로멘토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으며 제 19회 아산시민대상에서 교육복지부문의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청소년의 진로를 위해 몸담은 30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 이 시간까지 어떻게 해야 청소년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갖고 꿈과 끼를 펼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는 그를 본지가직접 만나 청소년의 진로에 대해 사회적으로 접근해 얘기를 나눠봤다. <편집자>

지난 80년대부터 진로계획을 전담 해 왔는데, 당시의 진로 교육과 현재의 진로 교육의 차이점이 있다면.

지난 1989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진로전담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 때부터 청소년의 진로에 대해 인생을 바치기 시작 한 것이다. 당시의 진로교육은 1차적인 것이었다. 적성이나, 직업에 대해 아무도 모르는 시대였다. 공대 아니면 의사 변호사 판사 등이 아는 것의 전부였다. 아이들이 직업의 세계를 전혀 모르는 시대였다. 직업분야 역시 유명 직업 혹은 공대 분야만 일반인들이 아는 전부였다. 모든 부모나 교사들이 학생이 어떤 대학을 가느냐만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진로관련 교과서의 도입, 진로진학상담교사의 도입, 창의적 체험활동, 자유학기제 등 다양하게 붐이 일어나고 있다.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앞으로 더욱 발전했으면 한다.

아산시 청소년교육문화센터 관장을 지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간 아산시 청소년교육문화센터 관장을 맡아서 청소년이 올바른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힘써왔다. 특히 관장 시절 100인 진로멘토 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아산 내의 100인의 멘토들을 초빙 해, 그들이 아산의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에게 해당 직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멘티와 함께 진로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해 왔다. 실질적인 정보와 체험을 할 수 있는 일을 진행한 것이다.

청소년들의 진로 탐색을 위해 사회적으로 가장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현재 사회적으로 본다면 노동의 가치는 분절돼 있다고 본다. 어떤 노동은 비싸게 취급하고 어떤 노동은 값싸게 취급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농공상이 모두 가치 있고 소중한 노동이다. 귀천이 없이 모든 직업이 인정받아야 하는데 사회적으로 이러한 인식 때문에 청소년들이 올바른 진로를 선택하기 힘들게 됐다고 본다. 사회적인 직업의 귀천이 있는 한 청소년들의 진로에 대한 선택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왜 대졸자들의 일자리가 없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어떤 일자리에 가면 연봉이 1000만원이고 어떤 일자리는 5000만원이다. 그러니 서로 좋은 일자리에 가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곳에 너무나 많은 사회적 비용이 소비되고 있다고 본다.

청소년들의 꿈이 이뤄지려면 청소년들이 미래와 적성을 찾는 것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1차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직업 간의 임금 격차가 줄어들어야 한다고 본다.

노동의 대가에 차이가 크면 안 된다. 그래야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고 적성을 찾는데 길이 넓어지게 될 것이다.

꿈과 끼를 살리려면 사회적으로 어떠한 점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어떤 누구도 모두를 의사를 만들 수 없고, 모두를 공무원으로 만들 수 없다. 하지만 누구나 공무원을 원하고 의사를 원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 해 일을 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선진국에도 버스기사가 있고 후진국에도 버스기사가 있다. 마찬가지로 선진국에도 후진국에도 판사가 있다. 하지만 선진국은 직종간의 임금 격차가 작다. 대신, 동일 직종 내의 격차가 크다. 그래야만 자신의 분야에서 성장하기 위해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꿈과 끼를 살리려면 몇몇 특정 직업만 대접을 받으면 안 되는 것이다. 모든 직업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비로소 아이들이 꿈과 끼를 살려 진로를 정하고 적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꿈과 끼를 살릴 수 있다고 본다.

진로교육이 균형 있게 발전하려면 정책이 어떻게 변화돼야 한다고 보나.

우선적으로 진로진학상담교사의 수를 늘려야 한다고 본다. 현재 진로진학상담교사 단 한명이 한 개의 학교를 짊어지고 있다. 한명을 배정하는데도 국가적으로 물론 어려움이 있겠지만, 학교가 학생의 행복을 바란다면, 그리고 청소년의 잠재역량 계발을 생각한다면 진로진학상담교사는 반드시 더 배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많이 배치하자는 것이 아니다. 일반 교사들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의 교사 양성과정에 적성을 발견하고 신장을 돕는 진로과정을 반드시 이수하는 과정을 넣어야 한다고 본다. 교원임용고시에도 이 과목이 들어가야 한다.

교직의 전문성에 대해 누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전문직이 돼야 한다고 본다. 첫 번째는 해당 교과를 재미있게 가장 잘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전문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교사가 맡고 있는 학생들이 어떤 내면의 특성과 능력을 갖고 있는 지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교사의 전문성이라고 본다. 하지만 현재는 아이들의 내면을 캐치할 수 있는 능력은 아무도 가르치지 않고 있다. 교사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능력인데도 말이다.

서울 강남 일류 학원 강사와 학교 교사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아나. 일류학원 강사는 지식을 빠르게 주입시켜줄 수 있다. 하지만 교사의 역할은 그것이 아니다. 교사는 그 아이들의 내면을 보면서 그 아이가 갖고 있는 장점, 관심, 특기, 적성 등을 캐치하고 알려줘야 한다. 이 일을 진로진학상담교사 한 명에게만 맡기면 안 되는 것이다. 지금 현장에서는 이러한 일을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진로진학상담교사만이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교직 이수 과정에서부터 배우고 오랜 시간이 흘러, 모든 교사가 ‘선생님’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