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총장으로는 드물게 재임을 한 서거석 전북대 총장이 지난 10일 8년의 총장의 임기를 내려놓고U's Line과 단독인터뷰를 갖었다. 서 총장은"전북대는지난 8년은 모두가 하나가 된 시간이었고,결실을 함께 딴 시간"이었디고 회고 했다.다음은 서 총장과의 지난 8년에 대한일문일답인터뷰 내용.

▶ 지난 10일 이임식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다.

구성원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8년 총장 임기를 행복하게 마칠 수 있었다. 이번 이임식은 임기를 모두 마치고 떠나는 것을 축하받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까지 대학발전을 위해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 누구보다 아침 일찍 대학 문을 열고 캠퍼스 구석구석을 단장해주셨던 분들부터 우수 연구로 우리대학을 빛내주신 교수님, 그리고 대학 발전의 서포터였던 직원 선생님, 학업에 정진해준 학생, 그 외에도 전북대에 대해 무한한 성원을 보내준 수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전북대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지난 8년을 전북대의 ‘성장 도약기’로 평가하는 분들이 많다. 전북대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나?

과거 우리대학은 거점 국립대라는 간판에 만족하며 무사안일에 빠져 있었다. 대학의 위상도 7~80년대 5위권에서 2000년대 중반에 40위 밖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취임과 함께 대학 경쟁력 향상 방안을 마련하고 교육과 연구, 학생 취업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그 결과 대학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10위권으로 올랐다. 세계 대학평가에서는 국내 Top10 이내로 진입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국립대 중에서는 1~2위를 다투고 있다. 전국 대학 평가 담당자들은 우리대학을 최근 20년간 가장 발전한 대학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북대를 배우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대학 관계자들이 우리 전대를 찾고 있다. 타 대학을 벤치마킹하던 대학에서 타 대학의 벤치마킹 대상 대학이 된 것이다.

▶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가 많았다. 대표적인 성과 몇 가지만 들어 달라.

변화를 모색한지 2년 만에 예상치 못한 성과가 나왔다. 세계 수준의 논문이라 할 수 있는 SCI논문 증가율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구성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이후 교수 1인당 논문수와 연구비, 연구비 총액에서 잇따라 국립대 1위를 기록하면서 연구 실적도 2배 이상 높아졌다. 교수 논문의 질적 수준 평가인 라이덴 랭킹에서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연속으로 국내 종합대학 Top5에 들었다. 교육 분야에서는 학부교육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고, 학생 만족도 전국 1위라는 성적도 기억에 남는다.

▶ 최근 성과도 남달랐다. 특성화 사업(CK사업) 전국 1위 등 정부지원에서 단연 돋보였는데.

올해 정부가 대학에 지원하는 굵직한 사업이 대략 6개 정도다. 대학가에서 가장 핫이슈였던 대학특성화사업을 비롯해 ACE사업 평가, 2단계 LINC사업, BK21플러스사업, 국립대혁신지원사업,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등이다. 우리 전북대는 그 사업들에 모두 선정됐다. 전국 대학 중 유일하다. 특히 각 대학의 특성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대학 특성화사업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원금만 5년간 350억 원을 확보했는데, 이 사업에는 서른네 개 학과에서 학생 8,500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그리고 ACE 사업 평가에서도 당당히 전국 1위에 올랐다.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 중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만큼 우리대학의 교육경쟁력이 매우 우수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다. 이 밖에도 신재생에너지 분야 우수인재 양성에 나서왔던 LINC 사업에 또다시 선정되기도 했다. 여타의 정부 지원사업 등을 포함하면 확보한 예산만 1천억 원이 넘는다. 학생 교육에 대한 투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전북대 발전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었다고 보십니까?

단언컨대 구성원의 단합된 힘이라고 말하고 싶다. ‘전북대를 변화시켜보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쳐준 대학 구성원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전북대는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취임초기에는 변화에 따른 저항과 반발이 있었다. 전북대도 처음에 그랬다. 매학기 단과대학 순회방문을 통해 교수님들과 직원들과 소통했고, 총장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학생들과도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교수들은 자발적으로 문제의식을 학과에 따라서는 대학본부 승진 규정보다 훨씬 높은 기준을 만들어 적용했고, 직원들은 행정서비스 개선을 위해 밤을 지새웠다. 학생들도 자부심을 갖고 대학이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며 경쟁력을 쌓아나갔다. 이들과 척박했던 전북대라는 땅을 비옥한 옥토로 일궈냈다는 것에 대해 큰 보람과 함께 가슴 뭉클함을 느낀다.

▶ 정부 대학 구조개혁 의지가 확고하다. 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와 대교협 회장 등을 역임하신 만큼 정부 정책에 대해 하실 말씀도 많을 것 같다.

일정요건만 갖추면 대학설립이 가능하도록 한 대학설립준칙주의 때문에 1990년대 중반 대학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바로 이것이 대학 구조조정의 단초를 제공했다. 당시 20년후 인구가 급감한다는 인구통계만 참고했더라도 나올 수 없는 정책이었다. 당시 위정자의 잘못이 매우 크다. 그런점에서 현재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은 고육지책으로서 불가피하다. 문제는 구조조정을 정하는데 서울과 지방, 국립과 사립, 큰대학과 작은대학, 종교,예술계와 아닌대학 등 각기다른 대학특성을 어떻게 고려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일률적으로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경쟁력있는 대학도 구조조정을 해야 되는 반면 퇴출대상인 대학도 정원을 감축하면 재정지원을 받는 모순이 발생한다. 구조조정 방식과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 국가 균형발전이 요원하고, 대학도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가 역력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제언이 있다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고등교육 선진국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된 나라가 없다. 각 나라의 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들이 있어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우리나라 지역 거점 대학에 해당하는 대학들을 집중 육성하여 다수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배경에는 거점대학들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주위의 중소대학도 함께 발전시키는 전략이 있었다. 따라서 대학 경쟁력 향상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고등교육 예산을 적어도 OECD 국가 평균 수준인 GDP 1.1%로 확충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수도권 대학은 수도권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고, 지역대학은 지역대학대로 경쟁력을 키워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차기 총장에게 전할 말씀은 없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일은 굉장히 어렵지만 추락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미래에 대한 안목과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우리 전북대학교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전북대는 이제 한국의 대표 명문대학을 넘어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의 도약을 꿈꾸어야 한다.

<정리 : 김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