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대학 구조조정에 의한 퇴출과 정원감원을병행할 것이라는의견을 냈다.

평가시스템을 제대로 마련해 질적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대학은 문을 닫게 하고, 동시에 대학별로 정원을 줄이는 방법을 통해 대학을 구조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서 장관은 지난 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교육부 장관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대학 구조조정을 포함해 교육 전반에 걸쳐 입장을 밝혔다.

서 장관은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 교육인적자원부에서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2008년 교육부 차관으로 퇴임할 때까지 교육계에 몸담은 정통 교육관료 출신이다. 교육관료 출신이 교육 수장이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인지 인터뷰 내내 복잡한 교육 현안에 대해 관련 서류를 들춰보지 않고도 거침없이 답변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구조정 문제에 대해 서 장관은 "박근혜 정부 말기 쯤엔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등 1차 위기 상황이 오고 다음 정부때부터 학생수가 대폭 줄어들게 된다"며 "지금부터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박근혜 정부 말기나 다음 정부에는 굉장히 큰 파장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구조조정 되어야 할 대학은 엄정하게 구조조정하고 우수한 교육을 하는 대학은 지방대든 전문대든 적극적으로 육성·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고등교육 정책을 펼쳐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처럼 양적인 지표로 평가해 하위 15%는 학교 문을 닫는 쪽으로 유도해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지방대 규모가 크지 않아 문을 닫는다고 해도 구조조정 효과가 미약할 수 있다"며 "구조조정은 경우에 따라서는 교육의 질이 나쁜 대학은 문을 닫는 방향으로도 가야 하지만 정원 감축이나 다른 정책 수단을 통해서도 함께 해야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순위를 나열해 하위 몇몇 대학의 문을 닫도록 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효율이 떨어지고 고통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학교 폐쇄 뿐 아니라 정원감축을 통해 자연스레 구조조정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서 장관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다음은 서 장관과의 일문일답.

-첫 관료출신으로 교육부 장관인데 취임100일 넘긴 소감은.

"책임감이 무겁고 처음부터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모르게 열심히 뛰어 왔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저처럼 평생 교육부에서 일했던 사람을 임명한 이유는 아무래도 새 정부의 국정기조에 맞게 제기됐던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아니까 좀 더 깊이 있게 접근해보라는 뜻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고민이 많은데 본질적인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고 여러 가지 방안 검토해 조만간 하나씩 준비가 되는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역대 교육부 장관이 너무 자주 바뀌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 개인 문제를 떠나 교육부 장관은 가급적이면 오래하는 게 바람직하다. 교육 정책은 대부분 장기간에 걸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을 추진하려면 오래하는 게 바람직한데 임명권자 입장에서는 그때 그때의 여러 가지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면 교체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언제든 (교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

-학생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선택형 수능에 대해 현장에선 혼란이 적지않다.

"선택형 수능은 3년 전부터 예고를 한 것이라 새정부 출범하면서도 얘기가 있었지만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올해는 공고된 대로 할 생각이다. 입학제도를 바꾼다면 2017학년도부터나 크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워낙 대학입학제도가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고민중이다. 그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 하는게 첫번째 문제다. 어느정도 방향이 잡히면 예측가능성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학생들이 너무 복잡하고 부담이 많다고 하면 그런 부분은 줄여줘야 한다. 입시제도가 어떻게하면 학교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다. 대학입학제도는 정말 생물 같아서 어떤 한 부분에 손을 대면 다른 부분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느 한 부분만 건들면 올바른 방향이 나올 수 없다. 수준별 수능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따라서 학교생활기록부 등 대학에서의 입시 영향까지 다 연관이 되고 영향을 줄 수 있어 한 면만 떼고 볼 수는 없다. 종합적으로 조율해서 8월 대학입시간소화 방안에 포함해 발표할 것이다."

-한국사가 홀대를 받고 있는데 수능필수로 지정할 계획은 있는지

"한국사 부분도 고민을 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2014학년도 이후에 어떻게 대학입시를 가져 가느냐를 종합적으로 검토 해야 한다. 한국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돼 검토를 하고 있다.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반영하는 방법도 있고 학교생활기록부에서 한국사 교육 부분에 대해 별도의 평가를 하는 방법도 있는데 어느 것이 아이들 부담 줄이면서 국사 교육을 강화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대학평가 시스템 개편에 대한 요구가 많다. 특히 대학이나 학과별 특성 고려하지 않은 취업률 지표 때문에 학과 통폐합 등 부작용이 많다. 취업률을 계열별로 분류해 평가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나.

"대학평가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양적지표 중심의 대학평가는 제대로된 대학평가라고 할 수 없다. 양적지표에만 의존해서는 자꾸 편법만 늘어난다. 대학평가체제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혁신할지에 대해 작업을 진행중이다. 취업률 문제도 예체능계열의 경우 졸업하고 바로 취업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취업률이 예체능계 대학 교육이 제대로 됐느냐 안됐느냐, 질적으로 평가해 주는 지표라고 하기가 힘들다. 인문학 분야도 마찬가지로 취업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부분을 취업률로 평가하다 보니 교육의 본질이 흔들린다는 의견이 있다. 구체적인 것은 연구중이지만 적어도 인문학이나 예체능 분야에서 취업률 지표는 반드시 없애야 된다고 생각한다."

"공학이나 상결계열은 취업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취업률을 무시할 수 없다. 취업률을 계열별로 분류해 평가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취업률도 계열에 따라 달리 평가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대학평가에서 정량적인 평가만 하게 되면 문제가 있는데 대학교육의 질이라는 게 우리 눈으로 보는 게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교육의 질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눈에 보이는 숫자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지표 관리를 통해 숫자가 이상한 방향으로 왜곡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양적인 지표를 볼 때는 반드시 질적인 측면, 이것이 과연 이쪽 분야에서 수준높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함께 보면서 그 지표를 봐야지 그런 것 없이 이뤄지는 대학평가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량적 지표와 정성적 지표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대학평가를 마련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구조조정이 안 되면 앞으로 큰 화로 돌아올 것 같다

"대학구조조정 문제는 중장기적인 문제까지 감안하면서 대책을 수립하고 있기 때문에 좀 시간이 걸린다. 박근혜 정부 말쯤 됐을 때 1차적인 위기 상황이 온다.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 와서 본격적으로는 다음정부 때 학생수가 대폭 줄어 거의 바닥 수준까지 줄어들게 된다. 지금부터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정말로 박근혜 정부 말기나 다음 정부쯤에는 굉장히 큰 파장이 올 수 있다. 기본적으로 구조조정은 확고하게 해야 한다다. 그런 부분이 너무 인위적으로 양적인 지표에 치중 하다보면 옥석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게 된다."

-어느 정도나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보는지

"숫자로 말씀드리는 게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구조조정이 학교 문을 닫는 방법으로만 이뤄질 이유는 없다. 특히 정원조정을 통해 정원을 감축하는 방식으로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있다. 양적인 지표로 평가해 하위 15%는 학교 문을 닫는 쪽으로 유도해서 이뤄질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지방대학 규모가 크지 않아서 사실은 그 대학이 문을 닫는 다고 해도 구조조정 효과가 굉장히 미약할 수 있다. 구조조정은 경우에 따라서는 질 나쁜 대학은 문을 닫는 방향으로도 가야 하지만 또 어떤 방향으로는 정원 감축이나 다른 정책 수단을 통해서도 함께 해야 효과가 있지 그냥 몇몇 학교 뽑아서 문 닫는 방식으로는 효율이 떨어지고 고통만 늘어날 수 있다."

-지방대 같은 경우 여건상 불리할 수밖에 없다

"지방대를 무조건 육성만 하는 게 아니라 질적인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대학은 퇴출하거나 정원을 대폭 줄이고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그 지역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지역대학은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두가지 트랙으로 할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육성하고 한편으로는 구조조정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수준이 올라가도록 하는 게 구조조정 정책의 기본 방향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반값 등록금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아직 피부로 체감하기 힘들다

"박 대통령께서도 확고하게 공약을 했고 현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됐기 때문에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것은 현 정부의 확실한 정책 방향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는 예산 당국과도 협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반값등록금 정책을 공약대로 추진하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예산 문제도 교육부 차원의 정책이 아닌 대통령께서 공약하신 정책이라 실제로 교육부 뿐 아니라 기획재정부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여러 가지 국정과제에 대한 예산편성을 하고 있어서 그 부분이 충분히 감안될 것이다."

-자유학기제 취지는 좋지만 인프라도 안 갖춰졌고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잘될 것이다. 자유학기제에 대해 여러가지 우려를 하는데 사실 자유학기제는 꿈과 끼를 키워주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다. 자유학기 뿐 아니라 초중고 전 과정에서 진로교육을 대폭 강화할 것이다. 중학교에서 한학기를 정해서 집중적으로 진로활동, 특별활동해 그런 흐름이 초중고까지 확산 되도록 기여할 것이다. 학부모들도 정말 잘 생각해야 하는 게 아이들 학원 보내서 좋은 대학 보내려는 이유가 아이들이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해 주려는 것인데 사실 아이들의 장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게 성취도 문제다. 내가 왜 공부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정말 공부 잘해서 의대나 법대 가는 학생들 중 '이게 내가 정말 갈 길인가'라는 회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내 길이 아니라면 아무리 좋은 학교간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아이들이 뭘 잘하고 잘 할 수 있는지 찾는 게 시험점수 몇 점 올려주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아이들이 뚜렷한 목표 의식 있어야 학업성취도가 훨씬 더 올라간다. 그렇기 때문에 진로 찾아주는게 학업성취도와 같이 간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 잘 기르려면 돈을 많이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들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아이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자유학기제 할 때 학부모들도 아이들 데리고 아이들이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 같이 찾아다니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학원 보내 시험점수 올리는 것보다 부모와 함께 대화해서 뭘 하고 싶은지, 뭘 좋아하는지 이런 시간 갖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 더 중요하다. 현명한 부모라면 자유학기제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아이들의 제대로 된 꿈과 끼를 찾아줘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2016년부터 전면 시행되는데 그 안에 충분한 인프라 갖춰서 제대로 시행할 계획이다."

-교육감 직선제에 교육 경력이 없어진다.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듯한데

"우리 헌법이 교육의 정치적인 중립성을 선언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사실 교육감의 경우에는 일정한 정도의 현행과 같은 교육경력을 갖고 있는 분들이 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잘 아시다시피 법률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결정할 문제다. 저도 안타깝게 생각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교육경력을 어느 정도 요구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법이 개정돼 없어지게 된 부분이라서 어떻게 판단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국회에서 그 문제가 논의 됐으면 좋겠다."

-중복된 교원평가로 교원들이 잡무에 시달리고 있는데 교원평가지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교원평가는 교원능력개발평가, 근무성적평가, 성과급평가 등 세 가지가 있는데 시기적으로 따로 평가하다 보니 일년 내내 평가를 받는 것 같다는 말이 있어 이 시기를 점진적으로 통일하는 쪽으로 나갈 생각이다. 평가가 없을 수는 없는데 학교교육의 목표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잘 가르치느냐에 초점이 있기 때문에 좀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이끌고 열심히 잘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적절한 균형점이 필요하다. 너무 지나치게 평가 위주로 가면 본래 해야할 일보다는 평가에만 치중을 하게 된다. 입시위주 교육도 너무 시험 위주로 가다 보니 교육 본질이 흐트러 지는 것처럼 어느 부분에서 균형점을 잡아 선생님들이 평소 직무에 충실히 하면서도 좀 더 우수하고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이 더 대우를 받는 평가시스템으로 가야한다."

-교육 수장으로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꼭 하고 싶은 일은 새 정부 교육정책 방향과 일치한다. 매우 아쉽고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 1970년대 말 처음 교육부 공무원 했을때부터 계속 나왔던 얘기가 학교교육의 정상화였다. 그때 무슨 계획을 만들든 교육정책 통해 학교교육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얘기 했지만 30년 넘는 기간 동안 우리 교육이 여전히 입시위주 시험위주 교육 못 벗어나고 있다. 입시위주 교육이나 시험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자는 것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한발이라도 좀더 확실하게 나갈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가장 큰 보람일 것 같다. 아이들이 정말 학교가 행복하고 학교 가는게 즐겁고 집에 있는 것 보다 학교가고 싶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자료제공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