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 사이에 입학사정관전형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도 입학사정관전형은 125개 대학이 실시하며 총 모집인원은 3만8169명이다. 서울대와 포스텍 등 62개 대학은 8월부터 원서접수를 실시한다.

대입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입학사정관전형이 대입의 ‘키 포인트’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입학사정관전형은 성적뿐 아니라 개인의 활동, 경력, 잠재력, 창의성, 비전 등을 종합 평가하기 때문에 내신, 수능, 논술, 면접 등에서 다소 자신이 없는 수험생들이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전형은 결코 ‘묻지마 지원’ 대상이 아니다. 다시 말해 ‘성적이 안 좋으니까, 논술이나 면접에 자신 없으니까 입학사정관전형에라도 지원해보자’는 심정은 금물. 입학사정관전형 역시 준비된 자에게만 합격의 기쁨을 선사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입학사정관전형 공략을 위한 준비와 전략이다. 무엇보다 입학사정관전형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강점으로 적극 공략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전형을 찾아야 한다. 입학사정관전형 합격의 주인공, 오직 노력한 자만이 그 영광을 차지할 수 있다.

■입학사정관전형의 A to Z=“입학사정관전형은 대학이 대입전형 전문가인 입학사정관을 육성·채용·활용함으로써 대학이나 모집단위별 특성에 따라 보다 자유로운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입학사정관(Admissions Officer)은 대학이나 모집단위별 특성에 맞는 학생 선발을 목적으로 △고교·대학의 교육과정을 분석, 관련 정보·자료를 축적·관리하고 △효과적 전형방법을 연구·개발하며 △다양한 전형자료를 심사·평가, 개별 지원자의 입학 여부를 결정하고 △입학생·재학생의 학업과 학교 적응을 지원하는 전문가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상담센터)

입학사정관전형을 간단히 말하면 대학이 학생 선발을 위한 전형을 실시하면서 입학사정관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즉 기존의 경우 대학들은 학생부, 수능성적, 논술, 면접 등을 통해 학생을 선발했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전형은 입학사정관이 직접 학생을 평가하고 선발한다. 평가 자료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입학사정관제 운영 공통기준’에 따르면 학생부(교과+비교과),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창의적 체험활동 시스템, 면접 등이 활용된다.(표 참조) 단 토익·토플·텝스, JLPT, HSK 등 공인어학시험 성적과 교과 관련 교외 수상 실적, 구술 영어 면접 등은 반영되지 않는다.

전형은 다단계로 이뤄진다. 보통 1단계에서 서류전형으로 모집 인원의 일정 배수가 선발되고 2단계에서 서류·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가 선발된다. 대학에 따라 3단계 전형이 실시되기도 한다. 면접은 일반면접, 심화다면평가, 합숙면접, 토론면접 등으로 구분된다. 동국대처럼 전공수학능력평가을 실시하는 대학도 있다. 동국대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실시되는 전공수학능력평가는 신행평가, 업적내용 발표 및 질의응답, 찬반 토론식 개별 면접, 구술 풀이, 의견서 작성, 주제 그룹토론, 발표문 작성 및 프리젠테이션, 실험 보고서 작성, 소양평가, 영상물 감상 후기 작성 등 각 단과대학별 특성에 맞춰 다양하게 실시된다.

■125개 대학이 실시..나에게 맞는 입학사정관전형 찾아야= 대학별로 실시하는 입학사정관전형은 다양하다. 건국대는 KU자기추천전형·KU전공적합전형·KU사랑전형·KU기회균등전형·KU농어촌학생전형·KU전문계고교출신자전형·KU전문계고졸재직자전형 등 7개의 입학사정관전형을 실시한다. 경희대는 입학사정관전형으로 고교교육과정연계전형, 네오르네상스전형, 사회공헌·역경극복대상자전형, 창의적체험활동전형을 실시한다. 이중 고교교육과정연계전형과 창의적체험활동전형은 올해 신설됐다.

동국대는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불교계추천전형·Do Dream 특성화전형·DU ACTIVE전형·사회기여및배려대상자전형·농어촌전형·전문계고교출신자전형·기회균형선발전형을 실시한다. 서울대는 지역균형선발전형과 특기자전형 중 자유 전공 학부에 대해 각각 입학사정관전형을 실시하고 연세대는 진리·자유, 사회기여자, 창의인재, IT명품인재, 연세한마음트랙을 통해 입학사정관전형을 실시한다.
이화여대의 입학사정관전형으로는 지역우수인재전형, 자기계발우수자전형, 이화미래인재전형, 사회기여자전형, 사회통합전형이 있다. 한국외대는 21세기인재전형과 다문화가정자녀전형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실시하고 한양대는 학업우수자전형, 브레인한양전형, 미래인재전형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실시한다.

들여다보니 대학들이 실시하는 입학사정관전형의 유형은 참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큰 범위 내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은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자신의 경력과 활동, 비전, 잠재력, 자격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 자신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전형을 선택하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진학사의 분석 자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먼저 학년별 학업 성취도가 좋을 경우 학업성취도를 많이 반영하는 입학사정관전형인 △고려대 학교장 추천 △서강대 학교생활우수자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연세대 진리자유 트랙 △한양대 학업우수자 등에 지원할 수 있다. 전체적인 교과 성적은 다소 낮지만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거나 특이한 실적이 있다면 창의성과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전형을 노려볼 수 있다. 건국대 KU자기추천, 단국대 창의적 인재 및 IT·CT인재, 연세대 창의인재트랙 및 IT명품인재트랙 등이 대표적.

자치활동, 계발활동, 봉사활동 등에서 리더의 자질을 발휘한 학생들은 성균관대 리더십전형, 성신여대 성신리더십우수자, 세종대 창의적 리더십, 숭실대 SSU 리더십 등에 지원하면 된다. 또한 특정 자격을 갖춘 경우 가톨릭대 가톨릭지도자 추천, 동국대 불교추천, 서강대 가톨릭지도자 추천 등에 지원할 수 있고 은 특정한 자격이 되는 자의 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다. 고려대 자기추천, 서강대 사회통합, 연세대 사회기여자 트랙, 연세 한마음 트랙, 한양대 사랑의 실천 등 사회기여자 및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전형도 있다. 서울여대는 수시1차에서 6개 전형, 수시3차에서 1개 전형 등 총 7개 전형에서 전체모집 인원의 45.9%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

■자기소개서는 진실하고 충실히 준비..표절 검색 강화=입학사정관전형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전형 요소는 자기소개서다. 입학사정관들은 자기소개서를 서류평가와 면접에서 주요하게 활용한다.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학생들도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무엇보다 자기소개서 준비에 충실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실’이 자기소개서 작성에 핵심이란 점. 즉 과장되고 허위로, 일관성 없게, 베껴서 작성된 자기소개서는 입학사정관들에게 외면당한다. 특히 올해 수시모집부터 입학사정관전형 제출 서류에 대한 표절 검색이 강화됐음을 유의해야 한다. 대교협은 “입학사정관전형 확대에 따른 대학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대학입학사정관제 공정성 확보시스템’을 구축, 운영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대교협이 구축·운영하는 ‘대학입학사정관제 공정성 확보시스템’은 회피·제척시스템, 유사도 검색시스템, 고교정보시스템 등 3개의 단위 업무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유사도 검색시스템이 바로 표절 검색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수험생들이 제출한 서류의 상호 유사도가 표시된다. 유사도는 문서 전체의 유사도율뿐 아니라 문장 단위로 구분, 문장의 유사도율도 표시된다. 또한 유사도율에 따라 배경색이 달리 표시됨으로써 전반적인 표절 분포율이 확인 가능하다. 또한 건국대처럼 대학 단위로도 표절 검색 시스템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를 비롯해 표절된 서류를 제출할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