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공금을 빼돌린 산학협력단 직원이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전국 대학교 감사원 본 감사를 하루 앞두고 자수를 해와 대학당국이 당혹케 하고 있다.

경북 경산의 Y대 대학본부 기획처에는 감사원 본 감사 하루 전인 7일 오후 “자신이 7년간 산학협력단 공금을 2004년부터 빼돌렸고 관련 서류는 없어 추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술한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대학 측은 바로 편지의 주인공 A씨를 불러 다그쳤으나 그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더 이상의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학의 법인은 A씨가 최소 수억 원은 횡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대구지검에 고소하는 한편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관련서류가 없어 진위여부 입증에 난감한 입장에 처해 있다. A씨는 감사 전 감사원이 최근 3년간 공금 입출금 명세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대학 측에게만 사전 자수를 했고 서류는 없어 감사원이 적발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로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

Y대학 측은 매년 두 차례 공인회계사를 통한 자체 정기 감사를 하면서도 A씨의 범행을 적발하지 못했다. 대학 측은 A씨가 등록금을 관리하는 교비 회계와는 독립된 산학협력단 회계에 밝아 범행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Y대는 지난해 지역 대학 중 유일하게 등록금을 인상해 예비 감사 때도 감사대상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며 이번에도 강도 높은 본 감사를 받게 됐다.